집에선 아케이넘 하고, 출퇴근할땐 에뮬로 한글화 잘 된 크로노 트리거 하고 있다.


너무 극단적으로 비교되는데 아쉽다. 


일단 600년 마왕 잡으러까지는 갔다. 그랑머시기 검도 붙이고..


***


어릴적부터 일본알피지 열심히 즐겨봤기 때문에 꾸역꾸역 하고는 있는데, 이렇게 단촐하고 소소한 게임일줄 몰랐다. 계속 하긴 하지만 할게 없어서 하는지 재미있어서 하는지는 잘 모르겠듬. 문제해결의 묘미도 길찾기도 뭐도 없다. 유아틱한 필드조우나 함정, 계속되는 전투에 전투, 의미없는 성장, 뻔히 보이는 스토리라인.. 머리가 너무 커졌나보다. 


요즘 너무 정통 RPG에 빠져있어서 극단적으로 비교되는 크로노 트리거가 불쌍하긴 하다. 그 시절 그 타이밍에 그 흐름으로 나왔을 당시는 좋은 게임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즐기기엔 너무 열화판이다. 그래도 엔딩은 봐야겠지.. 파판 7 엔딩본것처럼. 난이도가 없는거나 마찬가지일정도로 술 술 풀려서 엔딩보는데 큰 문제는 없을것 같다.


***


검 붙이는 과정에서 예를 들자면..


-> 600년에 전설의 검이 부러졌다. 지금은 붙일 사람도 자원도 없음. 칼에 봇슈라고 써있다.

-> 1000년에 봇슈라는 사람이 있는곳을 알고 있다. 가서 물어보니까 빨간돌이 필요하다고 함.

-> 원시시대에 빨간돌이 있다. 공룡이 훔쳐갔으니 다시 가져오면 됨.


플롯은 그럴싸하다. 시간여행이랑도 잘 맞고. 문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도중에 고민이라고 할게 거의 없음. 나름 시간여행이라 비선형적으로 헤메보게 만든것 같은데,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셈인데다가 어렵지도 않으니 그냥 진행하면 땡. 던전도 쉽고 보스도 쉽고, 도전의식도 안생기고 중간에 개구리의 회상장면만 일본만화의 한 챕터 보는것 같아서 약간 괜찮긴 했는데 그거도 거기까지.. 심지어 붙여놓은 칼도 꼬졌듬;;;;


그 시절 주요 대상인 초중고딩에게는 적당한 플롯일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저정도의 목적달성감만 있어도 질질 쌌을거다. 나라도. 근데 나이먹고 즐기려고 한다면..이건아니쟈나..


Posted by hangaroo
,